# 도심공항
한국에 살 때도 도심공항을 자주 봤었지만 이 곳을 이용할 일은 없었다. 아니 그렇다기보다도 도심에 공항이라니 서울 한복판에서 비행기가 뜨나? 라는 어린 생각을 했고, 얼마 후 분당에 살게 되면서 성남에 서울공항이라는게 있었는데 이게 또 같은건 줄 알았었다. 아무튼 그 때는 그랬지만.. 도심공항의 로고 글씨가 너무 깔끔한 하얀색 조명으로 빛나고 있던건 기억이 난다.
그리고 나서 도심공항을 다시 마주하게 된건 한참 후 출장으로 한국에 갔다가 집에 올 때였다. 이제는 도심공항의 기능을 모두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출국 전 늘 들르는 곳이 되었고, 그곳의 친절한 서비스를 늘 내 한국 출국 직전 마지막 모습으로 담았다. 처음 몇 번은 한국 여권으로, 그 다음 몇 번은 미국 여권으로.
더군다나 UI/UX를 많이 고려한 모습을 보여준다. 그곳의 카운터와 출입국관리소는 공항의 그것들과 거의 비슷하다.
지금 생각해보면 도심공항이 코엑스에 있는 것 만으로도 한국이 얼마나 국제화를 시도했는지 느껴져서.. 단순히 도심공항 만이 있는 것이 아닌, 무역센터, 두개의 인터컨티넨탈 호텔, 두개의 지하철 역, 봉은사, 코엑스, 스타필드, SM 등 모두 모아 한국을 대표하는 상징성이 있다.
나는 한국을 떠날 때마다 조금 씩 울었던 것 같은데.. 대부분 여기서부터 울었던 것 같다. 한국은 이미 잘 하고 있지만.. 이런 출입국 수속이 신속하고 관리가 잘 된다는 점 역시 자랑스러워할 일이다.
그런데 얼마 전 코로나로 인한 수요 급감으로 폐쇄 위기라고 한다. 아 시발.. 나이를 먹나보다 시간이 흐르고 없어질 것 같지 않았던 도심공항까지 사라질 수 있다고 한다.
내가 나중에 부자가 된다면 이런 곳을 내 돈으로 유지하고 싶다. 아주 약간의 이익만 남긴 채 한국에 기여하는 방식으로. 이곳도 일종의 "역참" 이 아닌가, 나그네들이 쉬어가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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