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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기/비망록

20230301

by 스프링데일 2024. 3. 4.

#삼일절

제목을 적다보니 3월 1일이다.  올해의 삼일절은 비행기에서 맞이하게 되었다.  예상에 없던 또 다른 한국행.  어릴 때 못 가던 시절에는 그렇게나 그리움이 간절했던 한국이, 이제는 그 정도까지는 아닌 것 같아졌다.  언제라도 마음먹으면 갈 수있는 상황이 되어서일까? 내가 가진 추억들을 증거하는 모습들이 이제 한국에서는 많이 사라졌다.  솔직히 반갑기는 하지만, 낯선 모습으로 마주할 때가 더 많아진 것 같기도 하다.  의도하지 않았지만 나는 교포의 삶을 살고 있고, 아마 지금의 내 모습이 아빠가 자신이 원했던 모습일지도 모르겠다.

그렇다고해서 아빠에게 고마운 마음이 드냐하면, 그건 정말 너무 어렵다.  다만 한국에서 쭉 살았다면 현재 내가 누리는 얼마 안되는 마음 편한 생활은 의외로 불가능했을 지도 모르겠다.  나는 그 시절의 부모를 둘다 원망한다.  그렇지만 나이를 먹어가며 이해는 되어간다.  엄마 아빠도 엄마 아빠의 입장이 되어본게 처음이었고, 나라는 자식을 키우는 것도 처음이었으니 서투른 것들이 있었을 것이다.  그렇지만 사람을 잘 믿지 못하고 경계하게 된 모습도 의도된 것이었을까?

어릴 때의 나는 지금과는 많이 달랐던 것 같은데.

유관순과 친구들은 십대 후반의 나이에 이런 하찮은 개인적 정체성에 대한 고민보다 대의를 가졌다.  그 나이의 유관순이 뭘 알고나 그랬을까 싶으면서도, 나라를 위하고 주변을 위한다는 마음은 진심이었을 것이다.  목숨을 걸고 신념을 발현시킨다는 것은 그녀가 그런 어린 나이였기 때문에 가능했을 수도 있다.  그녀는 잔 다르크와 같은 존재였다.  비록 그녀 자신은 염원하던 독립은 보지 못했지만 그녀와 같은 사람들의 의지가 전해졌기에 한국이 한국으로서, 북한이 북한으로서 현 세대에 존재히는 것.

남북한의 대립 등은 떠나서, 공통으로 기억할 수 있는 공휴일과 행사 정도는 정치적 계산 없이 함께 진행했으면 좋겠다.  삼일절, 광복절, 추석, 설날 등.

#36

안중근보다도 나이가 많아진 요즘이다.  올해 초 갑자기 찾아왔던 인연은 결국 갑자기 떠나보내게 되었고, 지금도 종종 생각나지만 역시 떠나보내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고 있디.  나와는 결이 다르고 어울릴 수 없는 사람.  그런 사람들을 계속 경계해왔는데 그 적극성에 마음이 조금 느슨해졌던 것일 지도 모르겠다.  한편으로 느낀 것은 더 이상 혼자 사는건 좀 힘들다는 것, 불안하다는 것.  언제까지 이렇게 살까? 언제까지 엄마가 건강할까?  지금의 마음 편한 생활에도 언젠가는 변화가 찾아올 것이기에 나는 나대로 준비를 하는 것이 맞을 지도 모르겠다, 돈도 많아야 할 것 같고..

짧은 인연이었지만 어떤 계기는 되었던 것 같다.  뭔가를 배우기는 했던 걸까? 요즘 내 머릿속의 키워드는 결혼이 되어버린 걸까?  할 수 있을까? 어차피 하고 싶다고 되는 것은 아니니깐 조급해하지 말자.  다만 나중에 돌아볼 때 의미있는 삶을 살았다고 말할 수 있는 정도는 되었으면 좋겠다.  그리고 그런 인연은 다시 만들지 말자.

나는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.
나도 행복해지고 싶다.

#소이부답

웃음을 짓지만 대답은 하지 않는다.  일종의 처세술이 필요한 시기인가 보다.  나는 더 많은 돈을 벌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할까? 나쁜 방식으로 돈을 벌지는 않을 것이다.  어차피 10억이나 100억이나 거기서 거기다.  그래서 650억을 예전부터 생각하고 있는데, 화폐가치 떨어지는 속도가 빠를까, 내가 버는 속도가 빠를까? 지금은 단지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해나갈 뿐이다.

어떤 사람들은 나를 자신의 편으로 만드려고 한다.  하지만 나는 그런 식으로 편이 되지는 않는다.  나에게 필요한 것은 신용과 신뢰.  대가 없는 호의 같은 것들.  그렇지 않은 채 단지 뭔가를 나에게서 얻어낼 생각이라면, 일정 두께의 선이 없어지지 않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일 지도 모르겠다.

내가 가까이하는 인간관계는 타인으로부터 기인한 것들이 많았다.  내가 스스로 컨트롤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내가 필요한 것들을 대가없이 해결해준, 나에게 호의를 보여준 사람들.  나는 그들에게 보답하는 방식으로 현재까지의 인간관계를 만들어왔던 것 같다.  이 방식은 나름대로 성공적이었던 것 같고, 그런 사람들에게 나는 지금도 언젠가 나에게 베풀었던 마음에 보답하려고 한다.

한편 나이가 들고 먹고 살만해지고 경험이 쌓이면서 내가 먼저 호의를 보여줄 수 있는 상황도 생기기 시작했다.  최근 나는 내도움을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 두 가지를 진행해 보았다.

클라우드, 법무

결과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.
하지만 앞으로도 도움을 주려고 해볼 것이다.
분명히 열 번 중에 한 번 정도는 보람이 있울 것이다.

가끔 나에게 말도 안되는 것을 요구하는 사람들도 있다.
그럴 땐 미소를 지을 뿐, 상대방이 원하는 대답을 하지 않는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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